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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골목,이야기①…시간이 멈춘 곳, 성북동

매일 짓고 없어지고 변하는 도시. 가끔 변하지 않는 것을 찾고 싶을 때가 있다.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성북로. 이곳 골목은 아직 변하지 않고 남아있는 것들이 많다.

구인회에 참여했고 단편소설 '까마귀' '달밤'등을 낸 소설가 상허 이태준. 1930년대 성북동의 '수연산방'에 살았던 그는 성북로를 자주 산책했다고 한다. 그의 수필 '성(城)'에 보면 그는 퇴근 후 바로 자택인 수연산방으로 가지 않고 한양도성 암문으로 들어가 북정마을을 산책했다. 이어 한용운의 마지막 집이있던 심우장(尋牛莊)을 지나 집으로 둘러갔다. 그가 산책했던 동네엔 고스란히 옛 것들이 남아있다.

한양도성의 북동쪽 바깥에 있는 달동네 북정마을. 골짜기가 깊고 수량이 풍부했지만 성 밖이라 사람이 모여살지 않자 영조 41년(1765년) 영의정 홍봉한의 건의로 성북로 주민들은 마전권을 부여받았다. 해방이후 가난한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북정마을로 와서 판자집을 지으며 살았고, 현재까지 부락이 조성돼있다. 60년대 후반까지 동네에 냇가가 흘렀기 때문에 밤에는 습하고 추워 연탄을 떼는 집이 많다. 재개발에 대한 소문 때문에 몇 개의 집들은 외부인에게 팔려 빈집이 많다.

북정마을 하단에 있는 심우장은 만해 한용운이 1944년 해방 1년 전 숨을 거둔 곳이다. 조선총독부쪽을 바라보길 거부해 북향으로 지었다고 한다.

심우장에서 다시 내려가면 수향산방이 있다. 화가 김용준이 30년대 기거하다 44년 화가 김환기 내외에게 집을 거저준 미담이 있는 곳이다. 김용준은 육장후기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어보았지만 의리나 우정이 돈 앞에서 배신당했다. 정신의 결합만이 순수하다"며 "수화(김환기)는 예술에 사는 사람"이라고 산방을 헐값에 주었다고 한다. 아직 의리와 정이 남아있는 풍경이다.

이태준이 둘러걸었던 성북동 골목길. 실핏줄처럼 얽혀 이웃끼리 도란도란 모여사는 북정마을부터 만해 한용운의 심우장, 그리고 김향안과 김환기의 사랑의 집까지 있는 곳. 한성대입구 5번출구에서 쭉 올라오면 보이는 한양도성을 따라 걸으면 도보로 20분이 걸린다. 변하지 않는 신의와 정이 숨어있는 성북동 골목길. 주말에 이태준처럼 성북로를 산책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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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성북동 #이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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