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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골목,이야기③…시간을 기억하는 '회현동'

서울 도심의 고층빌딩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랜시간을 관통하며 그 자리를 지켜온 마을이 있다. 조선시대의 숭례문과 근대의 상징 서울역 그리고 현대인들의 휴식처 남산까지 이어주는 오래된 골목 '회현동'이다.

어진 선비가 모여살았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 회현동(會賢洞). 이 마을은 조선시대 남촌(南村)에 속한 마을로 실제 양반들이 많이 살았다고 한다. 특히 12명의 정승을 배출한 정광필 집안이 이곳 출신으로, 회현동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다. 한성부 판윤과 영의정을 지낸 이덕형과 김홍도의 스승으로 유명한 화가 강세황 또한 이곳에 살았다 한다.

골목을 들어가 보면 근대 일제강점기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다. 당시 일본인들은 남산에 신사(조선신궁)를 지을 정도로 남촌 지역에 많이 살았는데, 당시 지은 일본식 가옥은 지금까지도 골목 곳곳에 남아있다. 몇몇의 가옥엔 당시 일본군이 파놓은 방공호까지 그대로 남아있다.

경제개발 시기의 이야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1970년 완공된 회현 제2시민아파트는 당시 현대화의 상징이었다. 회현동에서만 60년을 살아왔다는 윤태성씨는 "중앙난방식에 겨울엔 뜨거운 물도 나오는, 그 시절에는 초호화 아파트였다"며 당시를 회상한다. 튼튼하게 지은 덕에 양태식 당시 서울시장이 "시민 아파트의 시범이 된다"며 '시범아파트'라 부르게 했다는 일화 역시 주민들에겐 자랑스러운 추억이다.

최근 회현동 주민들은 마을의 오랜 역사를 알리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 중이라 한다. 500년이 넘은 은행나무를 기념하는 '회현은행나무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서울시 중구와 협력해 도심에서 남산으로 통하는 길을 '남산 옛길'로 가꾸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세홍 전 서울 중구의회 의장은 "'회현동의 역사를 한 번 관광객들에게 부각시키자'라는 의도에서 시작된 활동"이라 강조했다.

서울시는 '남촌재생플랜'으로 응답했다. '서울로7017'을 조성을 기초로 서울역 일대를 도시재생지역으로 선정해 주민중심의 도심 개발을 진행하기로 한 것. 그 중 회현동은 5개 명소를 발굴해 남촌 거점으로 재생한다. 구체적으로 △회현 은행나무 △표암 강세황 집터 △근현대건축자산 밀집지역 △회현제2시민아파트 △남산공원이 중심이다.

회현동 도시재생을 담당하는 이기수 코디네이터는 "주민자치위원회나 지역 직능단체 회원들이 해온 지역사회에 대한 고민을 반영해 그동안 진행해온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활동하는 것이 도시재생의 방향"이라며 "주민들의 의견을 더욱 잘 청취할 계획"이라 밝혔다.

한편 회현동 '남촌재생플랜'은 2018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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