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TV] 공관병의 폭로 "조금만 마음 안들면 인격모독"
(서울=뉴스1) 송영성 기자, 서혜림 기자 | 2017-08-05 00:22 송고
6개월 넘게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의 공관병이었다고 밝힌 A씨는 4일 오전 인천 연수구청에서 군인권센터의 주관으로 열린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갑질' 논란이 일었던 박 사령관과 그의 가족에 대해 밝혔다.
먼저 A씨는 "(부당한 일이) 너무 많아서 정리해서 말을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기사로) 나와있는 것은 80∼90% 이상 제가 겪은 것"이며 "특히 박 사령관의 부인은 기본적인 집안일에서부터 모든 일을 손 하나 까딱 안하고 하루종일시켰고 조금만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인격모독적인 말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공관 생활이 결코 '편한생활'이 아닌 '단절된, 갇힌 생활'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일반부대처럼 운동을 하거나 전화도 할 수 없었다"며 "공관은 사령관과 가족들을 위한 장소로 병사들을 위한 시설이 없었고 딴짓을 할 수 있다며 컴퓨터 사용도 전부 막아버렸다"고 말했다.
A씨는 "박 대장의 부인은 공관 내에 있는 10개 가까운 냉장고를 수시로 검사했고 자신의 기분이 안 좋으면 트집을 잡아 공관병들을 혼내며 과일을 집어던지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계속되는 스트레스에 병원을 다녀온 적도 있었지만 계속되는 갑질에도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고 토로했다."소대장이나 행보관, 장교들에게도 이야기해봐도 한참 높은 사람이 라서 아무런 도움이 안 됐다"며 "육군 내에서 가장 높은 직급이라 대통령한테 이야기하지 않으면 더 높은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공관병들은 공관이라는 공간에 갇혀서 일반 군대보다 더 폐쇄적인 군 생활을 한다"며 "공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지기 쉽지 않은 만큼 공관병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사령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군은 이날 오후 갑질 의혹이 상당 부분이 사실로 밝혀졌다며 박 사령관을 형사입건하고 군 검찰수사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부인에 대해서는 민간인임을 감안해 군 검찰이 참고인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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