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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골목,이야기④…철공소 옆 예술촌 '문래동'

바둑판 같이 일정한 간격의 골목이 반경 1km 이내로 빽빽이 엉켜있는 곳. 서울시 문래동이다.

문래동은 조선시대까지 늪지대였다. 1941년 일제가 방직공장 노동자들을 살게 할 영단주택을 문래에 지으면서 인구가 늘기 시작했다. 문래동에서 태어나 부친의 가게를 이어받은 한인선씨(67)는 당시 문래동에 대해 "2차세계대전 때 군사물자 지역이었다"며 "일본 사람들의 사택이 많았다"고 전했다.

현재 문래동 골목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한데 섞여 살고 있다. 먼저 해방이후 영단주택으로 집을 구해 들어온 '문래동 1세대'인 소상인과 방직공장 노동자들. 그리고 60~70년대 들어와 거주지를 작은 공장으로 개조한 '2세대' 기계금속 노동자들. 마지막으로 2000년대부터 빈 공장에 작업실을 구해 예술세계를 펼친 '3세대' 예술인들이다.

연령도, 직업도 다른 만큼 성격도 다르다. 특히 '2세대' 소공인들과 '3세대' 예술인들은 활동하는 시간대, 몰두하는 분야가 판이하게 다르다. 문래동에서 40년 넘게 용접일을 한 이윤재씨(62)는 "우리 또래 사람들은 힘든 거를 다 감내하고 살았다"며 "보람을 느끼기 위해 일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주로 저녁 때 작업실로 들어와 자유롭게 미술, 음악작업을 하는 예술인들은 이들과는 딴판이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묘하게 닮아있다. 소공인들과 예술인들은 마치 근엄한 아버지와 자유분방한 아들처럼 부조화스럽지만 뭔가에 몰두하는 모습은 무척 닮았다.

60년대 이후의 근대 역사가 축적된듯한 문래동 골목은 일반인들에게도 신기한 공간이 됐다. 한정희 문래예술공장 매니저는 "외국작가들이 문래동을 뉴욕 뒷거리같다며 다들 좋아한다"고 말한다.

예술가의 작업실을 닮은 공장 안에서 기계금속 가공을 하는 소공인들, 소공인들의 고집을 닮은 예술인들. 서로가 있어야지만 완성되는 문래동 골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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