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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TV] "예술하려면 강간당해봐야"…학계는 아직 '미투' 사각지대

"예술하려면 강간을 당해봐야 한다. 강간당하고 싶으면 나한테 전화해라."
"같이 작업하기전에 우리가 몸이 하나가 돼 봐야지 하나의 결과물이 나온다."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A씨가 지인을 통해 들은 유명 뮤지션 C씨의 말이다. 학내에서 성희롱은 더욱 노골적이고 직접적이다. 절대권력을 쥔 음대교수 D는 A씨를 비롯한 여러 여학생들에게 추근댔다. 술자리에서 허벅지를 쓰다듬고 마음에 드는 여학생에게 강제로 키스를 시도했다. A씨도 그 중 1명이었다. A씨는 졸업후 다시는 악기를 잡지않았다.

A씨는 <뉴스1>과 통화에서 "교수는 저희한테 너희가 성공하려면 이런 성적인 일들도 기본적인 사회생활이라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교수의 스킨십을 거절한 A씨는 이후 학교생활이 불편해졌다고 한다. 결국 그는 졸업후 음악을 그만뒀다. 그는 "최대한 그 교수를 마주치지 않으려면 다른 진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교육대학원에 다니는 B씨는 전공필수 수업에서 대학 강사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강사는 학생들에게 임용고시와 관련돼 도움을 주고 싶다며 30명가량되는 수업에서 소수 정예로 스터디를 하자 제안했다.

B씨는 "교수가 수업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랐다"며 총 4명의 대학원생이 스터디를 하게 돼 중간고사 시즌에 술자리를 가졌다고 했다. 그는 교수가 술자리에서 "술잔을 부딪칠 때 꼭 애무하는 것같이 부딪힌다"고 말했다는 것. 교수는 학생들 앞에서 '바람 피기 좋은 날씨'라는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고 털어놨다.

A씨와 B씨는 취재에 응했지만 가해자 실명이 공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실명이 공개된 이후 해코지가 두렵다고 했다. A씨는 "C씨는 워낙 저명한 뮤지션이고 제 고백 하나로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도 없을 것 같다"면서 2차 피해가 두려워 실명공개를 거부했다.

이처럼 학교 안팎에서 사제지간에 벌어지는 성폭력은 여전히 '미투' 시각지대로 남아있다. 실제로 A씨와 B씨와 같은 폭행과 협박을 당하는 사례는 학내에서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분명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지만 피해자들은 학내에서도 법적으로도 구제받을 길이 없다. 자칫 잘못 밝혔다가 역풍을 맞을까 두려워하고 입을 다물고 말아버린다.

서울대 인권센터를 거쳐 로펌과 한국여성변호사회 활동중인 원경주 변호사는 "현행법 테두리에서는 성희롱 등 다양한 유형의 성폭력에 대해 충분히 다루지 못한다"며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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