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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TV] 실향민에게 어버이날은 어떤 의미일까…"영혼의 고통이지"

남북 정상이 '2018 남북 정상회담'에서 오는 8월15일 광복절을 계기로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합의하면서 실향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의 설레임으로 맞는 어버이날은 그래서 더 특별한 듯 했다.

1950년 12월 인민군 징집을 피해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삼촌과 함께 서울로 내려왔다는 김인모씨(85)는 "한 일주일이면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내려왔는데, 벌써 68년이 됐다"며 "이제 부모님도 100살 넘으셨을 테니까 돌아가셨다고 봐야 되는데, 그래도 마음으로는 믿어지지 않는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평생 불효자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고 했다. "물론 내가 살았던 고향이니까 가보고 싶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면) 부모님 묘소 앞에 가서 하소연 한 번 하고 싶다"면서 "부모를 모시지 못한 죄인이니까 그 앞에 가서 사죄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는 그의 눈시울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이어 "어버이날에 자식들이 꽃을 사오면 내가 부모한테 못했는데, 자식들한테 그걸 받을 권리가 있나 죄책감을 많이 느낀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1948년 형님을 따라 남으로 내려왔다는 최은범씨(84)의 사연도 애잔했다. 부모님의 생사여부조차 알지 못해서 제사 한번 제대로 지내지 못했다.

그는 "부모님이 언제 돌아가셨고, 어디에 묻히셨는지 몰라 제사를 못 지내는 것은 영혼의 고통이다"며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고향에 대한 애절함 깊어지고 때론 우울하기도 하다"고 호소했다.

제한된 숫자만으로 이루어지는 기존의 이산가족 상봉 방식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 듯 했다. 김인모씨는 "진남포에서 온 주변 실향민 중 이산가족 상봉한 사람은 1명뿐이어서 추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최은범씨는 "그동안 20차례 있었지만 겨우 100명씩 만나서는 당첨확률도 너무 낮다"고 했다.

실제 이산가족 신청자들이 바라는 것은 가족들의 생사여부. 이들은 상봉 이전에 생사 여부가 파악되면 서신이라도 주고받으면서 최소한의 소식만이라도 알았으면 한다고 했다.

최씨는 "생사 확인과 서신 교환은 인간이 가족으로서 가진 권리"라며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특히 실향민 1세들이 죽기 전에, 더 늦기 전에 고향방문이라도 하고 성묘라도 다녀올 수 있도록 그런 조치가 당연히 실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실제 이산가족 신청자 13만1896명 중 생존자는 5만7124명에 불과하고, 80세 이상 고령자는 3만7198명으로 전체 이산가족 중에 64.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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