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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상] “무명에서 칸의 스타가 되다”…록스타 빅토르최 연기한 '레토' 유태오

칸에는 버닝'(burning)말고 유태오의 '레토'(Leto)도 있다.

유태오가 누구냐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는 이번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러시아 영화 '레토'에서 주인공 빅토르최를 연기한 한국인이면서 독일 국적의 배우다. 그는 70년대 중반 한국에서 독일로 간 간호사와 광부의 아들이다.

베일에 싸인 이런 이력 때문이라 13일 칸 팔레드페스티벌 근처 한국 부스에서 만난 그는 진지했고 신비로웠다. 뉴욕과 런던에서 연기 공부를 했고 여러 독립영화와 연극무대에서 활동한 유태오는 예술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청년이었다.

오랜 무명 시절이었다. 그동안 그는 작곡도 하며 동화작가로 책을 내기도 했다. 특히 '양말괴물 테오'(2011)라는 동화책을 쓴 전력도 있다. 왜 책을 냈냐는 질문에 그는 "창작을 하고 싶었다"면서 "답답함에 동화책도 쓰고 곡도 쓰고 한 것"이라 말했다. 작은 무대에서 연기하며 동화책을 틈틈이 쓰던 그는 칸에 오게 됐다. 경쟁부문 초청작의 주인공으로서다.

그는 비록 한국에선 이름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물밑에서 늘 예술인들을 만나고 예술활동을 하던 성실한 시네키드였다. 그가 영화 레토의 주인공 역을 따낸 것도 그의 '성실함' 때문이었다.

"우즈베키스탄 4세대 고려인인 박루슬란 감독 영화를 너무 재밌게 봤어요. 그래서 감독님을 찾아가서 친구가 됐죠."

"어느 날 감독이 '야, 태오야 러시아에 유명한 감독님이 계신데 배우를 찾는다고 하네'라고 말해서 그런가 보다 했죠"

박루슬란 감독과의 인연으로 러시아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가 배우를 구한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친구의 설득으로 자신의 사진을 보냈다. 그리고 모스크바에서 연락이 왔다. 오디션 후 그는 키릴의 영화에서 빅토르최가 됐다.

그는 빅토르최와 어떤 점이 닮았을까? 러시아에서 저항적인 록그룹 키노(KINO)를 결성하며 소비에트 젊은이들의 심장을 강타한 자유로운 영혼 빅토르최. 그에게 빅토르최와 어떤 점이 닮아 배역을 따낸 것 같냐 묻자 이렇게 답했다.

"빅토르최는 남성의 상징과 야성의 멋으로 대표되잖아요. 그런데 감독은 이와는 조금 달랐던 빅토르최의 어린 시절을 그리려고 했어요. 그는 정체성의 혼란 때문에 우울한 기분을 느꼈을 거예요."

한국인 2세와 우크라이나 태생의 러시아인이었던 빅토르최. 그리고 독일인이 된 부모 밑에서 자란 유태오. 둘은 한국인이기도 하면서 한국인이 아닌 묘한 기분을 공유한 셈이다.

"영화라는 건 삶과 같아요. 영화는 빛을 벽에 비춰서 보잖아요. 가짜인 줄 알면서 우리는 진짜라고 믿죠. 영화의 이런 꿈같은 요소가 삶 같아요."

삶을 신기루로 보는 것일까. 알쏭달쏭한 대답을 하고 미소짓는 그다.

그가 주연한 영화 '레토'는 80년대 초반 러시아 레닌 그라드에서 로커 빅토르최와 그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다루는 영화다. 19일 폐막식 때 황금 종려상을 받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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