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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TV] 매일밤 퇴근길 귀가 전쟁…'근로시간 단축'되면 어쩌려고

최근 서울에서 경기도 방면으로 광역버스를 이용해 퇴근하는 이용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광역버스 운전사의 출근 전 10시간 휴식이 의무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경부고속도로 광역버스 추돌사고 이후 광역버스 운전사의 연속 휴식시간을 8시간에서 10시간으로 늘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을 개정했고, 개정 규칙은 올해 4월25일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안전 운행을 위해 버스 운전사의 충분한 휴식은 꼭 필요하다. 문제는 광역버스 운송사업자들의 운영 행태다. 법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차량 운행을 대폭 줄였다.

버스업계에 따르면 광역버스 노선별로 법 개정 전보다 하루 평균 적게는 3분의 1, 많게는 절반 가량 줄었다고 한다. 특히 출근 시간 보다 퇴근시간 때에 버스 운행을 줄여 서울 시내 곳곳에서 퇴근길 전쟁이 펼쳐진다.

실제로 지난 17일 서울 을지로에서 동탄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홍모씨(35)는 "2주 전 부터 배차시간이 부쩍 길어졌다"며 "원래 타던 곳에선 차를 탈 수 없어 몇 정거장 전으로 이동해 타고 있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시청역 부근에 직장이 있다고 밝힌 조모씨(37)는 "예전과 달리 밤 10시가 넘어서도 줄이 50m이상은 되는 것 같다"며 "아슬아슬하게 막차를 놓칠 뻔한 적도 있어 저녁 약속 잡는 것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스 운행이 급격히 줄다보니 평소 10~15분이던 배차간격이 30분 또는 그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 10일 밤 10시쯤 오랜 기다림 끝에 결국 버스를 못 탄 한 승객은 "기다리고 있는 이 사람들이 호구냐"며 "기존에 운행하던 버스 차량을 제대로 된 홍보 없이 이렇게 확 줄이는 게 어디 있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런 상황을 승객에게 설명하고 가끔은 싸우다시피 해야 하는 버스 운전사는 운전사대로 스트레스다. 퇴근시간마다 이같은 일이 반복되자, 아침 출근길에 오르는 승객들에게 퇴근시 유의 사항을 설명하는 운전사들도 있다. 평소보다 서둘러 버스를 기다리거나, 늦을 경우 강남으로 이동해 다른 버스를 타라고 조언한다.

기사들을 배려하기 위해 시행된 10시간 휴식 의무화 제도지만 정작 반기지 않는 기사들도 부지기수다. 월급이 그만큼 깎였기 때문이다.

A버스운송업체의 한 기사는 "이 일이 힘들어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월급이 좀 됐기 때문인데, 이제는 그런게 없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무엇보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주 52시간 근무시간 단축'을 앞두고 걱정은 더 크다고 했다. 다행히 노선버스업의 경우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을 단계적으로 줄여 가기로 하면서 오는 7월1일부터 ‘주 68시간’을 적용받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주당 80시간 정도 일하며 받던 시간외 수당 등이 줄어 소득에 타격이 크다고 했다.

B버스운송업체의 또다른 운전사는 "지금은 의무 휴식제로 배차시간이 길어진 정도지만, 주 68시간으로 근무시간이 제한이 될 경우 말 그대로 교통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근무시간 단축에 대한 취지는 동의하지만 최소한의 급여 수준을 보장하고, 추가 근무 인력이 마련되는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되자 경기도는 지난 10일 2022년까지 버스 운수종사자 8000명을 양성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정작 버스운송업체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A버스운송업체의 한 직원은 "기사가 되기 위해 지원하러 오는 사람이 아예 없다"며 "지원한다 해도 수습기간이 길기 때문에 현장에 바로 투입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차관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이 현장을 방문해 업계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와 얘기를 해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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