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TV] 부처를 닮아가는 동자승들…'조계사 보리수 새싹학교'
(서울=뉴스1) 김민우 PD | 2018-05-22 08:38 송고
형제 없이 홀로 크며 부모에게 의존하는 아이들이 많은 요즘, 엄마와 떨어져 친구들과 지내며 함께 사는 지혜를 배우는 학교가 있다. 매년 석가탄신일마다 진행되는 단기출가 프로그램인 '보리수 새싹학교'다.
석가탄신일 약 3주 전인 지난 2일, 조계사에서는 6,7세 아이들 10명과 삭발수계식을 봉행하고 올해 보리수 새싹학교를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부모들의 신청을 받아 조계사 승려들과 면담 후 단기출가 방식으로 진행되며, 석가탄신일 다음 날인 23일까지 약 3주간 이어진다.
출가기간동안 아이들은 동자승으로서 기존 승려들의 수행과정을 경험한다. 법명으로 생활하는 것을 기본으로 매일 아침 법당에서 예불을 드리는 것은 물론, 발우공양을 하며 스님들과 같은 음식을 먹는다. 또 나이를 고려해 수행 가능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동자승들은 한 사람의 수행자로 보기 때문에 스님으로서 존중받는다. 교육을 담당하는 지인 스님은 이에 대해 "정식으로 스님이 되었기 때문에 스님으로서 예우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존감을 형성하게 된다"며 "(이 과정을 통해) 자기 고집대로만 하려던 것들을 자제하고 양보할 줄 아는 심성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단기 출가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사회성도 기르고, 정서적으로나 인지적인 이해가 성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행자인 만큼 아이들은 출가기간 동안 가족을 만날 수 없다. 3주간 함께 출가한 동자승들과 절에서만 지내는데, 우연히 부모님을 만나도 아는 척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들도 스스로가 출가한 승려임을 잘 알기 때문이란다.
동자승들을 지도하는 동국대 불교아동교육연구소 이재화 연구원은 "동자승들은 엄마를 보고 싶어 하면서도 참고 기다리는 법을 알고 있다"며 "본인들이 무엇을 하러 들어왔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이다. 지난 해 단기 출가를 경험했던 다선(전홍조), 성연(김윤찬), 본연(박서은) 스님은 올해도 자발적으로 조계사를 찾았다고 한다.
3주 간 이어진 보리수 새싹학교 단기출가 프로그램은 석가탄신일 다음 날인 23일 동자승들의 환계식을 통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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