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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후기영상] ②고흐의 '압생트'·피카소의 아틀리에가 있는 이 곳…'앙티브'

악마의 술을 맛봤다. 찌릿하고 비릿한 느낌이 콧속까지 올라왔다. 몇 초 뒤 몇 가지 나쁜 기억이 사라진 것 같았다. 앙티브의 압생트 바에서 스트레이트로 한 잔을 마신 후다.

압생트는 고흐와 보들레르 등 19세기 후반 예술가들이 즐겨 먹은 술로 알려져 있다. 18세기 말부터 유럽의 예술가들이 즐겨 마시기 시작한 60도의 초록색 술. 고흐가 하루에 3L씩이나 마셨던 술이었다. 툴루즈 로트렉이 그린 그림 '고흐 초상화'(1887)를 보면 고흐 옆엔 압생트 술이 있다.

"센 거는 감당 안 되실걸요?"

압생트 바의 주인 프레디는 내게 약한 것과 센 것 중 어느 것을 먹겠냐고 물었다. 그리고 압생트는 악마의 술이기 때문에 하루에 3잔 이상 판매하지 않는다 덧붙였다. 지나치게 중독적이라 프랑스 정부에서는 이 술을 1915년부터 100여 년 간 제조를 금지한 적이 있다.

약한 압생트부터 주문했다. 손바닥만 한 유리잔에 압생트를 5cm가량 채우고 숟가락을 잔 머리에 얹었다. 위에서 물을 떨어뜨렸고 숟가락 위 설탕이 서서히 녹아내렸다. 설탕과 물을 섞어 마시는 이 방법은 압생트를 즐기는 전통적인 방식이라고 한다.

맛은 바닐라 향이 가미된 소주와 비슷했다. 소주보다 달콤하고 은은했다. 센 것을 달라 말하자 프레디는 반신반의하며 한 잔을 건넸다.

영화제의 도시 칸에서 기차를 타고 10분만 가면 있는 앙티브. 이곳에는 고흐와 보들레르의 압생트 말고도 다른 묵직한 예술가가 더 있었다. 바로 파블로 피카소다.

6번째 연인. 뮤즈 프랑수와즈 질로와 함께 1964년에 머물던 아틀레인 작은 성에는 피카소의 그림과 드로잉 6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머리에 뿔이 난 채 피리를 부는 동물 같은 사람. 마치 자신을 묘사한 것 같은 장난꾸러기 원숭이. 재치있던 그의 그림과는 다르게 둥그스름하고 따뜻해 보이는 연인의 그림. 피카소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연애사는 화폭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총 면적이 30㎢가 안되는 작은 마을 앙티브. 악마의 술과 피카소의 아틀리에가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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