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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후기영상]④'칸 스타일' 대로 해달랬더니 츄바카가 됐다

츄바카(Chewbacca).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온몸이 털로 덮힌 짐승. 특히 얼굴 주변엔 모발이 엉겨 붙어 그가 짐승임을 확신할 수 있게 한다.

레드카펫 행사가 열리기 직전 낮에 칸의 미용실을 가니 츄바카를 만들어줬다. 구시장 주민들이 극찬하던 미용실이었다. 미용사는 30년 경력의 필립. 선원 같은 줄무늬 옷을 입고 가위를 돌리는 필립. 그는 베타랑이었을까?

미용실에 무작정 들어가 캠코더를 들이댔다. 커트 비용은 45유로(약 5만7천원). 한국보다 곱절은 비싸지만 시도해보기로 했다. 미용사들이 영어를 못해 의사소통은 안됐지만 손짓 발짓으로 커트를 외쳤다.

그의 손은 거칠었다. 한국 미용사보다 좀 더 밀착이 있다. 연신 어깨를 누르며 내 머리를 헝클어가며 잘라댔다. 머리를 다듬는 순서도 한국과는 달랐다. 마음에 가는 대로 머리를 쭉 잡아당겨 가위로 쓱쓱 잘랐다. 기대됐다.

그는 머리칼을 자꾸 내 볼 쪽으로 말아서 콧수염을 만들고 싶어 했다. 마치 바람결에 날려서 머리가 얼굴에 착 달라붙듯이 머리가 코 쪽과 볼쪽으로 옮겨 붙게 손가락을 자꾸 움직였다. 필립은 연신 콧노래를 불러댔다.

츄바카가 거울 앞에 있었다.

손질이 끝난 후 그는 머리를 털어주지 않았다. 어깨와 얼굴에 온통 잘려나간 나의 머리카락들이 붙어있었다. 레드카펫에 올랐다면 츄바카를 코스프레한 아시안으로 보일 수도 있었을 터. 간담이 서늘하면서도 유쾌해졌다.

6시간 뒤 '공작' 미드나잇 스크리닝 시사회 취재를 위해 정장을 입고 레드카펫 앞으로 갔다. 칸 영화제에서는 스태프들도 공식 상영회를 보기 위해서는 정장 차림으로 레드카펫을 밟아야 한다. 혹여나 추레한 모습 때문에 통과가 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입구에 섰다. 다행히 무사 통과.

엉거주춤 레드카펫을 걷게 됐다. 이동 시간은 총 15초. 츄바카 코스프레로 오인될까 봐 걱정했지만 아무도 내게 사진기를 들이대지 않았다.

제 71회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 그렇게 한 명의 한국 기자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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