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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TV]"워마드 논란 덧씌워 탄압 말라…혜화역 시위는 계속된다"

지난 5월 홍대에서 남성 모델의 누드 사진을 유포한 여성 피의자가 사건 발생 24일 만에 구속 기소됐다. 남성 몰카범들에 비해 속전속결로 진행된 경찰 수사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급기야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홍대 몰카 수사가 피의자가 여성이었기 때문에 경찰이 편파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여성들은 5월19일부터 7월7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혜화역에 집결했다. 다음 카페인 '불편한 용기'가 집회를 주도했다. 3차 집회인 지난 7일엔 주최 측 추산 총 6만여 명(경찰 추산 1만7000명)이 모였다. 단일 의제로 모인 여성 시위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의 시위는 이후 여러 논란에 휩싸이면서 사회적 논쟁을 낳고 있다. 이를테면 3차 집회 도중 등장한 '문재인 재기해' '문곰' 등의 용어 사용에 대한 논란에 이어 워마드(여성우월주의를 주장하는 남성 혐오 사이트)의 성체 모독 등이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혼란스럽다. 혜화역 시위와 성체 모독의 주체를 동일 선상에 놓고 보는 쪽이 있는가 하면, 혜화역 집회가 원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쪽도 상당하다. 도대체 여성들은 무엇에 분노하고 거리로 나섰을까.

이에 뉴스1은 시위에 참여한 20대 후반 여성 A씨와 시위를 주최한 '불편한 용기' 보도기획팀,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을 만나 이같은 현상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A씨는 개인 참가자로서의 의견을 피력했고 '불편한 용기'측의 입장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편집자주)

-왜 시위에 참여하게 됐나.
▶('불편한용기' 보도기획팀) 불법 촬영의 수많은 남자 가해자들을 경찰이 신속하게 포토라인에 세운 적이 없는데 5월 홍대 몰카사건의 여성 가해자는 5일 만에 포토라인에 섰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고 성별에 따른 편파 수사가 이뤄지고 있음을 말하고 싶어 우리 시위가 이뤄졌다.

(A씨) 가해자가 유명인인 경우에만 수사를 한다. 한샘이나 대기업의 경우에만 이슈가 됐고 지난 5월에는 가해자가 여자라는 이유로 몰카에 대한 편파 수사까지 이어졌다. 여자가 성폭행 이슈에 많이 노출되고 있지만 사회가 안전을 보장해주지 않는 것 같아 시위에 나오게 됐다.

-이번 시위가 '워마드'와 관련이 있나.
▶('불편한용기' 보도기획팀) 관련 없다. 워마드의 논란을 우리 시위에 덧 씌워서 우리의 목소리를 막으려는 탄압으로 보인다. 인터넷 상에서 '문재앙, 운지해' 등의 용어로 올라온 보라색 포스터는 우리가 카페에 공식적으로 올린 것도 아니고 다른 사이트(남초)에서 언급된 내용이다.

-미러링 방식(남성들의 여혐을 거울에 반사하듯 대응하는 방식)을 어떻게 생각하나.
▶(A씨) 미러링을 통한 공격밖에 방법이 없다면 공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거친 표현을 써야 되는 이유는 일단 이슈가 되고 이런 단어들을 여자들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윤김지영) 미러링 단어들로 인해 여성 시위의 유의미한 것들이 많이 퇴색되고 있다.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서 쓰는 몇몇 단어들의 선택적 편집만을 통해서 마치 여성들이 미러링 단어를 쓰기 위해서 집회에 나왔다고 보는 것이 보수 진영의 호도 전술이다. 여성 시위의 전복성과 목적을 은폐하려는 시도다.

(김지학) 미러링은 훌륭한 도구다. 입장 바꿔서 다른 사람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좋은 수단이다. 미러링은 처음에는 여성들이 들었던 이야기를 남성에게 알려주는 기제로는 훌륭했다.

-미러링 용어 선택에 최소한의 통제가 있어야 한다고 보나.
▶(A씨) 필요없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없다. 시민의식에 기대는 편이 낫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한 문곰 표현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몇몇 대중들은 닭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아동이나 약자에 대한 지나친 공격은 나 또한 반대한다. 만약 그런 공격적인 미러링이 나왔다면 추후에 정제된 언어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윤김지영) 필요없다. 정부의 미비한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에서 정부비판적 용어는 항상 있었다. 4차 시위에서 주최측에서 퍼포먼스 수위에 대해 권고를 분명히 할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쓰지 말아야한다는 권고가 광장에서 얼마나 지켜질 지 의문이다. 운동이 산발적이고 명확한 집단에 의해 개최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통제되지 않을 것이다)

(김지학) 약자를 향한 미러링은 비판받아야 한다. 미러링이 나를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대하던 언어를 그대로 답습해서 또다시 다른 소수자들과 약자들을 공격하는 기제로 사용된다는 점은 문제다. '미러링'은 역지사지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효과적인 시위 방법이다. 이를 공격으로만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미러링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보면 된다. 거친 단어들이 성소수자나 난민 등 소수자들에게 향했을 때는 비판받아야 한다.

-혜화역 시위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불편한용기'보도기획팀) '감히 대통령을'(문재인 대통령 관련 풍자 퍼포먼스 관련) 이런 식의 반응만 나오는 게 답답하다. 충분히 그 뜻(문재인 대통령이 죽으라는 말)이 아님을 사전에 공식 카페에 수차례 고지했다. 백래시다. 한편으로는 퍼포먼스를 통해서 우리 시위가 주목이 됐지만 다수의 언론이 진짜 중요한 부분은 지우고 논란 키우기에 급급했다. 그 자리에 나온 6만명의 직간접적인 여성 피해자들을 전체로 싸잡아서 (대통령을 욕하는 사람인 양) 매도했다. 그런 백래시는 멈췄으면 한다.

(A씨) 현재 10대 20대는 인터넷에서의 정체성과 오프라인에서의 정체성이 비슷해지는 세대같다. 카페를 통해서 의견을 나누고 또 내 의견을 피력하고 혜화역에 가서 참여하는게 자연스러웠다. 촛불시위를 비롯해 많은 시위에 참여했는데 혜화역 시위도 직접 참여해보니 평화롭고 온건했다.

(윤김지영) '몰카 근절'이라는 단일 의제를 바탕으로 여성운동사 내에서 기록할만한 사건이다. 운동권에 의해 제한된 시위가 아니고 익명성에 기반한 산발적인 시위다.

(김지학) '혜화역 시위'가 요구하는 '몰카근절'에 대해 완전히 동의한다. 몰카를 아예 찍을 수 없게 카메라의 생산과 유통에서부터 판매를 금지하고 제한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누군가를 배제하는 방식의 운동이 아니라 평화적 운동으로 진행해 나가면 더 성공적인 시위가 될 것이다.

-시위는 언제까지 계속될 예정인가.
▶('불편한용기' 보도기획팀) 우리가 남자들만큼 안전해질 때까지 우리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을 거고 오히려 늘어날 것이다. 아직도 불법 촬영과 유포를 자행하는 남초 사이트와 해외사이트 등을 모니터링할 인력을 배치하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불법촬영관련 법안을 신속히 입법할 것을 요구한다.

(A씨) 완전한 변화가 와야 한다. 그래야만 기존의 여성 차별이 비일비재했던 사회가 바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었던 페미니스트 대통령 공약을 지켜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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