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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TV]"띵동! 추석 산타입니다"…택배기사, 그들이 있어 기쁨이 두 배

"택배왔습니다."

"어디서 올 데가 없는데..."

"추석 선물 같은데요."

추석은 온 가족들이 모여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풍요를 즐기는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일년 중 가장 넉넉한 때,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이 있듯이 가족·친지·지인은 물론 더 나아가 이웃과 우리가 잘 몰랐던 사람들까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면 더욱 풍성한 한가위가 될 수 있을 터.

추석을 앞두고 가장 바쁜 일상을 보낸 직업 중 하나가 바로 택배기사일 것이다. 우리는 추석을 앞두고 직접 만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정성스런 선물을 보낸다. 그래서 추석을 앞두고 택배 물량이 쏟아진다.

추석을 앞두고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을 12년차 택배기사 원영부씨의 하루를 따라가봤다.

경기 용인에 위치한 한 택배 터미널. 오전 7시 컨베이어벨트 레일이 돌아가고 하차 및 분류작업이 시작된다. 분류작업이란 각 구역으로 배송할 물건을 분류하는 작업이다. 원영부씨는 끊임없이 돌아 들어오는 박스를 확인해 바닥에 내려 놓고 분류하다가도 혹시 놓치는 물건이 있을까 다시 레일 위 박스를 확인·분류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실제로 원영부씨가 출근하는 시각은 5시 20분. 원영부씨는 "분류작업을 하고 고객님들께 가야 하기 때문에 일찍 나와서 준비를 해야 한다"며 "반송 송장 뽑고 차 세우고 전날 못했던 업무 보고 7시 전까지 분류작업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분류했던 물건을 다시 탑차에 배송 순서에 따라 분류하여 싣는 작업이 이어진다. 7시부터 시작됐던 분류작업은 12시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분류작업은 택배기사에겐 '공짜 노동'의 시간이다. 택배기사들은 배송 수량에 따라 임금을 받기 때문.

원영부씨는 "분류작업이 길어지면 7~8시간까지 지속되는 곳이 많다"며 "나가서 일을 해야 수입이 생기고 집에 생활비를 갖다 주는데 실질적으로 돈 벌 수 있는 시간보다 분류작업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니까 애가 탄다"고 말했다.

낮 12시 30분쯤 회사가 몰려있는 단지에 도착했다. 원영부씨는 배송 순서대로 다시 박스를 분류하고 카트에 싣는다. 탑차를 왔다갔다 반복하고 마음이 급해 잘못 실은 박스들을 다시 싣는다.

배송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원영부씨는 "택배 보관소에 배송을 해야 하는 회사, 안으로 들어가 직접 배송을 하는 회사, 들어가지 못하고 전화로 확인해 배송을 해야 하는 회사 등 각 회사마다 배송 방법이 다르다"며 "회사 스타일에 맞게 배송을 해야지 안 그러면 클레임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또 고층 건물에서 배송할 때 엘리베이터 이용은 택배기사에겐 눈치가 보이는 순간이다. 원영부씨는 "고객님들도 많이 바쁘시니까 많이 타실 때 눈치도 보인다"며 "땀을 너무 많이 흘린다고 가끔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엘리베이터 기다리다가 시간 다 가니까 물건을 먼저 엘리베이터 앞에 내려 놓고 위에서부터 아래로 계단을 뛰어다니면서 배송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택배기사는 단순 배송업무만 하지 않는다. 원영부씨의 손에는 늘 핸드폰이 있고 수시로 고객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이날 주소와 회사 이름도 제대로 안 적고 물건을 갖다달라는 고객의 요구에 배송을 멈추고 물건을 전달하러 가기도 했다.

그는 "제대로 물건을 못 받으시면 고객님들도 속상하시고, 건당 수입 중요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최소한 문자를 통해서라도 고객님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오후 5시 점심을 거른 채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 벨을 여러번 눌러도 대답이 없는 집이 대다수이지만 몇몇 주민들은 추석 선물을 받고 기쁨을 표현했다.

한 주민은 택배기사에 대해 "추석 선물 주는 사람 마음도 있지만 그걸 배달해주는 분의 마음도 여기에 포함되니까 감사하고 항상 수고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결과적으로 택배기사들이 기쁨을 전달해주는 거 아니냐"며 "상당히 고맙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너무 피곤할 것 같다"며 "적당량을 해서 저분들도 조금 쉬어가면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후 8시. 다시 터미널로 돌아와 집하 물건을 상차하고 오전에 다 싣지 못한 나머지 물량을 탑차에 실었다. 그렇게 원영부씨는 2차 배송을 하고 10시에 업무를 마쳤다.

원영부씨는 "오늘 배송한 물건이 다 추석 선물은 아니지만 400개의 추석 선물을 전달하고 400개의 행복을 나눠주고 왔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또 나가야 되는 상황은 사람이니까 조금 힘들다"며 "조금 더 부드럽게 고객님께 대하고 조금 더 내 마음을 행복하게 전달하기 위해 조금의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원영부씨는 바람을 전했다.

"'정말 저 사람은 행복 나눠주는 택배기사야' 이런 말을 듣고 싶고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고객님과 접할 수 있으면 바랄 게 없겠습니다."

택배기사들은 공짜 분류작업 및 장시간 노동으로 내몰리고 있는 동시에 배송 현장에서는 이해관계가 다양한 수많은 고객과 시민들을 상대하고 있다.

서로 너무나 빨리 지나쳐 우리가 잘 몰랐던 택배기사. 그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며 더욱 풍성한 한가위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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