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하단정보 바로가기

VOD View

[눈TV] '개인사업' vs '학교'…사립유치원의 '분노유발' 원인 알면 대책도 보인다

지난 11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립 유치원 운용 실태 감사결과에서 무려 1878곳(5951건)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며 그 명단을 공개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선 일부 비리가 있는 점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사립유치원들을 비리유치원으로 매도하지 말라"며 오히려 사립유치원의 자율권을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민들의 일반 상식과는 거리가 있는 사립 유치원의 대응. 이들은 왜 이런 주장을 펼친걸까.

사립 유치원은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에 따라 학교에 속하지만, 대부분 재산세와 취득세를 내는 개인사업자로도 분류되어 있다. 이 '국가의 지원을 받는 개인사업자'라는 사립유치원만의 독특한 구조가 회계 감시 없이 자금을 유용할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온 셈이다.

전문가들은 사립유치원도 하나의 교육기관으로서 학교로 봐야한다고 지적한다. 육아정책연구소의 박창현 연구원은 "지난 2004년 유아교육법이 제정되며, 학교로 명시했다"며 "국가로부터 무상보육비가 지원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사립유치원이 학교라는 것을 강력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유총에서는 "100%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유치원과 같을 수 없다"며 국가 지원을 받는 부분에 대해서만 회계관리 시스템을 마련을 촉구하고 있어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리가 적발된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김가영(가명)씨는 사태가 커진 후 "유치원들이 폐업 이야기는 직접 안 하지만, 입학(설명회)을 미루고 있다"며 "학부모들은 당장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야하는데 고민하다가 결국 다시 비리 유치원을 가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렇게 사립 유치원이 강하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은 규모의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우리나라 국공립 유치원은 4801곳, 사립은 총 4220곳으로 시설 수는 비슷하다. 하지만 원아수에서 사립 유치원이 75%를 차지할 만큼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유치원을 보낼 수밖에 없는 학부모들은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엄마들이 모인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차분히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하게끔 유도한 것도 이들 덕이다.

장하나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이미 지난해 "부패척결추진단이 전국의 대형 사립 유치원의 비리 행태들을 감사했었는데, 그 이름을 알리지 않았었다"며 "최근 3년간 감사 결과와 적발 기관 명단까지 다 달라고 5월에 행정소송을 내 알려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의 활동을 알게된 박용진 의원이 비리 사립 유치원 명단을 확보해 공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했다. 엄마들의 용기있는 행동이 힘의 우위에 서 있는 사립유치원의 비리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된 것이다.

조성실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아이들이 원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그게 위험하거나 인권을 침해받는 상황은 아닌지, 알 수 있고 관리될 수 있는 시스템을 원한다"며 사립 유치원 시스템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런 부모들의 움직임에 정치권도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용진 의원은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발의, 사립 유치원의 사적 유용을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고, 정부 역시 지난 25일 당정 협의를 통해 대책안을 발표했다.

박 의원은 "아이들 문제에는 보수 진보도 없고 여야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잘 상의해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정기국회 내에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여당의 대책발표에 전문가들은 일단 환영을 표하면서도 그 실행과정의 변화를 주문했다.

박창현 연구원은 "그동안의 유치원 평가들은 교육과정에만 중점을 두고 있었다"며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회계 과정 평가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치원 회계에 대한 알권리를 충분히 보장해서 부모들이 유치원을 선택할 수 있게 단위 유치원의 생태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립유치원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공교육, 공공성 정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뉴스1.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 제3자에게 배포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비리유치원 #사립유치원 #정치하는엄마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교육부 #유아교육 #육아정책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많이 본 영상

공유하기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