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TV] 자꾸 고장나는 휴대폰 충전 케이블… 직접 고쳐보니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2018-11-09 11:46 송고 | 2018-11-09 11:46 최종수정
◇가위로 바깥을 살살 돌려서 물렁한 그놈을 살짝 벗겨야… 힘 조절이 관건
지금까지 녀석을 갈아치운 것도 서른 번이 넘었을 것이다. 흰 옷 입은 놈, 검정 옷 입은 놈, 번쩍거리는 은갈치 옷을 입은 놈. 녀석들은 결국 내게 같은 아픔을 줬다. 바로 충전 불량.
일주일 전 큰 맘먹고 산 만 이천 원짜리 '휴대폰 충전 케이블'. 연결잭과 휴대폰 사이를 억지로 구겨 넣은 것도 아닌데 또 고장나버렸다.
이대로 다시 사기 정말 억울했다. 생각보다 쉬울 것 같은 케이블 수리.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끊어진 부분은 자르고 생생한 부분의 +와 -부분의 전선만 다시 이으면 되는 것 아닌가?
사무실에 있는 간단한 재료로 케이블을 고치기로 결심했다. 수리 경험 전무. 30대 여성. 재료는 펜치, 가위, 절연테이프(초기 자본 5천 원).
◇총 5번의 수리 단계… 31분 소요… 결과는?
결과적으로 말해 성공했다. 다만 다시 수리해야 한다면 전선을 제외한 머리 부분인 커넥터와 납땜기를 사서 해볼 것이다. 커넥터 분리 작업으로 손가락에 부상을 입을 뻔했다. 또 전선을 이은 부분이 납땜이 아니라서 고정력이 약했다. 그래도 충전은 잘 되고 있다.
케이블을 펜치로 분해해보니 커넥터 부분에 작은 회로와 전선 몇 가닥이 나왔다. 피복 안에는 붉은 선(+5V)과 검은 선(-5V) 두 개의 피복이 들어있다. 각각을 다시 벗겨내 커넥터 부분의 이음새에 절연테이프로 조심스럽게 이으면 성공.
수리 과정은 총 5단계 정도. △연결잭과 전선 사이를 자른다 △가위나 펜치를 이용해 케이블 피복을 벗긴다 △케이블 피복 내부의 또 다른 피복도 벗겨 전선을 노출시킨다 △커넥터의 회로 부분과 피복부분을 분리한다 △커넥터 단자 끝과 전선을 절연테이프로 접착시킨다.
갤럭시S8 이전의 안드로이드 휴대폰 충전에 자주 쓰이는 마이크로 5핀 케이블. 고속 충전과 일반 충전, 데이터 케이블용으로 이 5핀은 2핀이 되기도, 5핀이 되기도 하며 피복 안의 전선들과 연결되는 구조다.
직접 분해해본 피복 케이블에는 붉은 선과 검은 선 두 개가 들어있었는데 이는 2핀, 즉 일반 충전 케이블임을 보여준다. 피복 안에 5가닥의 선(초록, 흰, 노랑)이 들어있다면 데이터 연결과 고속 충전이 가능한 케이블이다.
케이블 판매업체에 문의해보니 보통 충전 케이블 접촉 불량은 커넥터 부분과 피복 안 전선이 만나는 부분에서 대개 발생한다고 한다. 커넥터 밑동 울 잘라내고 피복을 벗겨 회로를 드러내고 피복 전선을 벗겨 그 회로와 이으면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
다만 천 원짜리 케이블과 만 원짜리 케이블의 내구성은 10배가 차이 날까? 두 개 모두 분해해본 결과 접촉 부분의 이음새는 같았다. 납땜의 사이즈와 전선의 둘레도 같았다. 결국 전선과 커넥터를 감싸는 플라스틱 재료의 차이일 뿐이었다.
결국 튼튼한 휴대폰 충전 케이블을 가르는 요소는 전선과 커넥터가 얼마나 튼튼하게 연될되어있느냐의 여부 일터. 반년은 쓸만한 고장 나지 않는 케이블을 갖고 싶다면 납땜기를 주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전선과 커넥터를 강력하게 이어줄 납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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