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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up! 가업]⑧온 가족이 옻으로 색을 피우다…채화칠기 승계자 최민우

옻칠공예의 대표격인 나전칠기 대신 아버지를 따라 다양한 색을 입힌 채화칠기(彩畵漆器)를 이어가는 가업승계자가 있다. 벌써 13년째 옻칠을 다루고 있는 채화칠기 2대 전수자 최민우(35) 작가다.

아버지 최종관 장인(채화칠기 숙련기술전승자)은 사라져가는 채화칠기의 명맥을 이어가고 싶었고, 아들이 가업을 이어가길 바랐다. 그래서 최 작가는 대학 전공을 칠예과로 선택해 공예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처음엔) 하면서도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었어요. '내가 과연 하고 싶었던 일이었나?', '어떤 것을 해야 내 인생에 가장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러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것들이 있기 때문에 '기왕 내게 주어진 것이라면 더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부터 아버지 밑에서 본격적으로 옻칠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채화칠기를 만든다는 것은 대학에서 배운 이론과는 다른 실전이었다. 과정 하나, 하나가 새롭고 또 어려웠다. 스승인 아버지는 자세한 설명보단 주로 지켜보셨기 때문에 최 작가는 스스로 방법을 터득해야 했다. 다행히 집안 곳곳에 쌓인 아버지의 작품과 온갖 자료들은 좋은 힌트가 됐다.

"눈만 돌리면 전통가구들이 있고, 또 그것들의 비례가 보였어요. 그것들을 보면 눈에 편안한 게 어떤 것인지 알게 되잖아요. 그러면서 옻칠을 다룰 수 있는 능력들이 조금씩 쌓이고,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했죠."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니, 작업에도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습도와 온도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지는 옻칠의 상태와 빛깔은 매번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옻칠은 변덕을 자주 부리는 친구거든요. 칠한 것이 제 때 마를 때도 있고, 안 마를 때도 있고요. 또 한 번 작업했을 때와 두 번 작업했을 때 (색이) 달라져요. 그런 부분에서 재미를 찾게 된 거죠."

가업을 이어오는 데는 가족들의 힘도 컸다. 아버지의 곁에서 옻칠을 도우면서 스스로도 채화칠기 숙련기술전승자가 된 어머니 김경자 씨는 아들의 작업을 도와주곤 했다. 동생 다영 씨 역시 대학졸업 후 가업을 도우면서 오빠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그렇게 온 가족이 모두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자, 복잡한 공정도 훨씬 수월해졌다. 그 때부터 채화칠기는 가족 모두의 가업이 되었다.

함께 채화칠기를 다루지만, 각자가 만드는 작품에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아버지께서는 주로 전통적으로 풀어내려고 하시고, 어머니는 생활용기를 만드세요. 저는 현대 생활에 어울릴 수 있게 응용 칠기를 만들고, 동생은 (옻칠을) 다양하게 디자인해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작품 하나를 만든다고 하면, 각자 의견이 달라 많이 싸우기도 해요. 하지만 덕분에 작품들이 더 완성도 있게 나올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해요."

네 작가가 따로 또 같이 작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채화칠기의 영역도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각자 다양하게 만들어낸 작품들을 모아 국내 최초의 '채화칠기 가족전'을 열기도 하고, 옻칠을 인테리어에도 응용해 작품을 함께 전시한 옻칠갤러리카페를 만들기도 했다. 얼마 전부터는 해외 유명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전통문양이 들어간 채화칠기 가방을 론칭하기도 했다.

"'옻칠을 산업적으로 풀어보면 재밌는 것들이 나오지 않을까'해서 이것을 다른 분들에게 보여드리고자 노력했습니다. 전통의 현대화를 꿈꾸고 있거든요."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지만 최민우 작가의 옻칠공예 경력도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래서인지 이제 채화칠기와 가업에 대한 생각도 명확해졌다.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힘들어요. 그런데 완성이 되는 순간 칠기를 보면 색이 밝아져서 정말 예쁘거든요. 저희는 '색이 피어난다'고 표현하는데, 색을 피우는 보람으로 계속하고 있는 거죠. 또 '내가 아니면 누가 하겠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이제는 앞만 보고 달려 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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