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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야기]④연희동-예술인들의 아지트…도심 속 한적한 요새같은 곳

2019년의 연희동. 조용하고 한적한 연희동 골목에는 예술인들의 아지트가 숨어 있다.

예술인들의 아지트 중 원조격인 곳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연희문학창작촌이다. 20세기 초중반 권세가의 저택 일대였던 이 곳은 루터교 선교회와 서울시사편찬위원회 등으로 이용되다 현재의 연희문학창작촌으로 바뀌었다.

창작촌 일대는 새소리만 들려오는 조용한 공간이다. 도보로 20분만 가면 북적거리는 신촌동과 연남동이 나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박범신, 성석제, 은희경, 신달자 등이 거쳐간 이 곳은 총 19개의 집필실로 구성되어 있다. 창작촌 산책로에서 뒤편을 바라보면 전두환 전 대통령 경호동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

소규모 갤러리들은 2014년부터 연희동 궁동산과 안산 자락 일대에 들어왔다. 갤러리를 위해 건물을 크게 짓거나 새로 만들기보다는 주택가의 1층 혹은 상가 건물의 한 층을 개조해 만든 건물이 많다. 특히 플랫폼 팜파는 2016년부터 가족이 실제 사는 주택의 지하층을 개조해 갤러리로 사용 중이다.

평생 아파트에만 살다 연희동에서 처음으로 주택에 살게 됐다는 심이다은씨.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큰 개를 키우는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고 했다. 만 3년 간 연희동에서 살고 공간을 운영하며 그가 느낀 건 '여유'였다.

"도시에 살지만 도시 같지 않은 느낌을 받고 싶을 때 연희동에 사람들이 오는 것 같아요."(심이다은 플랫폼 팜파 대표)

2014년에 연희동에 갤러리 아터테인을 차린 임대식 대표는 연희동이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오히려 작가들이 활동하기 좋은 곳이라 말한다.

"연희동은 인 앤 아웃이 빠르지 않아서 오히려 미술품을 감상하기엔 최적의 공간이죠. 그림은 감정적인 걸 움직이는 정적인 작업이니까요."(임대식 아터테인 대표)

실제 연희동은 인근에 지하철역이 없어 버스로만 들어갈 수 있다. 또 궁동산과 안산 자락으로 둘러쌓여 있어 주택가에 유입되는 차량이 적은 편이다. 현재 연희동에 있는 갤러리들은 △메이크 갤러리 △B.cut 갤러리 △보스토크 △아터테인 △플레이스 막 △살롱리아 △플랫폼 팜파 등 15개 정도다.

조선 초 하륜이 주장했던 천도지에서 1960년대 판자촌 시대를 넘어 지금의 한적한 주택가가 되기까지. 임금과 서민, 부유층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예술인들이 드나들던 골목이 있는 곳. 연희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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