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만들어졌을까?]①'좋아서 하는 밴드'가 직접 설명해봤다 '내 사랑', '북극곰아', '당신만의 BGM' 탄생비화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정윤경 기자, 송영성 기자 | 2019-03-26 14:08 송고
책상에 널려있는 제품들. 거리에서 들리는 노래들. 모든 것에는 제작자의 사연이 담겨있다.
노래 한 곡부터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제품들까지 주변엔 창작물이 가득하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창작물에 담긴 기억과 사연을 들어보기로 하자.
첫번째 만날 창작물은 음악이다. 우쿨렐레와 아코디언 등으로 유쾌한 음악을 들려주는 3인조 밴드 '좋아서 하는 밴드'를 만났다. 멤버는 조준현, 손현, 안복진. '북극곰아'(조준현 작사·작곡, 2009년), '내 사랑'(손현 작사·작곡, 2018년), '당신만의 BGM'(안복진 작사·작곡, 2009년)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 '북극곰아'의 조준호 "돈 때문이었어요. 동요를 만들어서 상금을 타내고 싶었죠"
환경사랑창작동요제에서 상금 300 만원을 받기 위해 이 노래를 썼다고 조준호씨는 고백했다. 노래는 예선 탈락. 그러나 지금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수업 교재로 쓰이면서 유명세를 탔다.
"노래가 1차 예선에서 탈락했죠. 상금을 노리고 노래를 만든 건 이게 처음이었는데 (웃음) 너무 허망하더라고요. 그래서 전국을 돌면서 이 노래를 열심히 불렀어요"
거리에서 열심히 '북극곰이 살 수 있게 에어컨을 잠시 꺼둘게, 하얀 털이 너무 좋아'를 불러대던 이들. 어느 순간 그랜드민트페스티벌에 환경 주제가로 선정이 되면서 이 노래는 생명력을 얻게 됐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애들이 노래를 다 알아요. 저한테 북극곰 아저씨라고 해요. 아기들이요"
어려운 시절 상금을 받고 싶어 전략적으로 만들었다 떨어진 노래 '북극곰아'. 지금도 유튜브에서 북극곰아를 치면 초등학생들이 열심히 그린 그림으로 만든 영상들이 수두룩하게 나온다.
◇ '내 사랑'의 손현(기타) "항상 연애에 대한 곡을 쓰게 돼요"
'내 사랑'은 좋아서하는밴드의 기타리스트인 손현이 작년 여름쯤 작곡한 노래다. 손씨는 주로 연애에 관한 곡을 쓴다고 한다.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누군가와 연애를 하고 헤어졌을 때의 감정상태가 제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강한 감정이죠. 그래서 그 때 곡을 쓸 수밖에 없게 되나 봐요. 제 노래는 짝사랑에 대한 것도 많아요"
달달한 도입부로 시작되는 '내 사랑'. "이 노랠 들을 때마다 내 사랑을 느껴줘"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그 날은 그런 날이었어요. 여자 친구에게 곡을 써서 들려주고 싶은 그런 날이었어요. 밤 9시 정도에 모아놨던 메모를 보고 후루룩 곡을 썼죠"
당시 여자친구와 나눴던 대화 중 일부가 남아있던 메모였다.
그 사람과 어떻게 됐냐는 질문에 그는 묻지 말라달라며 미소를 지었다.
◇ '당신만의 BGM'의 안복진(아코디언) "언니가 남긴 글을 보고 노래를 만들었어요"
"친언니가 남긴 메모에서 착안해서 2009년에 만든 노래예요. '당신만의 BGM'이라는 글이었어요. 확 노래를 만들고 싶어졌어요"
밴드의 아코디언 연주자인 안복진씨는 이 노래를 만들던 당시를 이렇게 기억한다. 대중음악을 많이 만들어보지 못하고 '좋아서하는밴드'에서 주로 오빠들이 작곡한 노래의 반주를 연주하던 안씨였다.
"누구나 BGM이 있을 거 아니에요? 이 노래가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만들었어요"
누군가에게 BGM이 되고 복진씨에게도 싱어송라이터로 도약할 수 있던 이 노래. '복진씨'만의 BGM이 됐다.
좋아서하는밴드는 4월 초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무언가의 사연을 간직한 노래를 만들어가면서다.
◇ 좋아서하는밴드 프로필
▲2009년 EP앨범 <신문배달> 데뷔
▲2009년 그랜드민트페스티벌 최고의 루키상
▲2009년 한국대중음악축제 올해의헬로루키 인기상
▲2012년 정규 1집 '우리가 계절이라면'
▲2013년 정규 2집 '저기 우리가 있을까'
▲2017년 정규 0집 '우리가 되기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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