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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대마 바르고 피워봐요"…'대마 천국' 태국 카오산 가보니

"원하시면 소량 피워볼 수 있어요. 합법이니까 괜찮아요."

지난 17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 '여행자 성지'인 카오산의 한 가게 직원은 기자 손등에 대마초 보디 크림을 덜어 주려고 하며 이같이 말했다. 흠칫 놀라며 사양하고 한국인임을 밝혔지만 상점 직원은 "(태국)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태도였다.

대마초 잎을 태워 흡입할 수 있는 파이프도 여럿 전시돼 있었다. 영국과 스페인 국기 색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제품을 들자 이 직원은 "한국 관광객이 많이 사 갔다. (태극기 색인) 빨간색과 파란색으로도 제작을 고민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편의점에서도 대마 제품이 눈에 띄었다. 대마 종자 치약, 대마 비타민·에너지 음료 등이 제재 없이 판매 중이다. 과일 주스에 대마를 섞어 풍미를 극대화했단 제품도 있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야사(20)는 "제품이 출시된 7월부터 외국인들이 많이 샀다. 호기심 때문에 구매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23일 뉴스1 현지 취재에 따르면 아시아에선 최초로 지난 6월 '의료용 대마 재배·사용'을 합법화한 태국에선 이처럼 대마 제품이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길거리 음식점에서도 대마 제품이 판매 중이다. 현지인에게 인기 많은 '비닐봉지 음료'부터 전통 국수 팟타이, 쿠키 등에도 대마를 넣었다고 홍보했다.

대부분 제품은 현지인보다 관광객을 타기팅해 기획·출시됐다. 1개 1만원짜리 브라우니, 1g당 1만~4만원씩 하는 대마초는 월급이 통상 한화 30만~100만원 수준에 불과한 태국인이 쉽게 접하기 어렵다.

'태국의 서울대'격인 출라롱콘대 재학 중인 에바(20)는 "주변 (성인 중) 직접 이용해봤단 사람을 보기 힘들다. 다만 (판매를 위해) 집에서 많이들 기른다"고 말했다. 차이나타운의 대마 음식점 직원인 리리(27)는 "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되면서 외국인 여행객이 체험 삼아 많이 온다. 아시아권에선 한국과 싱가포르 여행객이 주로 다녀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국에서 대마 식품을 섭취했거나 제품을 이용하더라도 이는 우리나라에선 범죄다. 자칫 해외 여행이 범죄 나락으로 빠지는 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태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대마를 불법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우리 국민이 국내외에서 대마 구입·소지·운반·섭취 등의 행위가 적발될 경우 '국내 마약류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형사 처벌받게 된다. 해외에서 대마를 접해도 마약사범이 될 수 있다.

외교부도 해외안전여행 사이트를 통해 "속인주의 원칙에 따라 우리 국민들이 해외에서 대마를 했다고 해도 국내 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된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다만 아직 태국 방문 뒤 입국자에 대한 관리·감독은 허술한 상태다. 지난 18일 오후 태국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도착했으나 마약류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공항철도 화장실에선 "걸릴 줄 알았다", "너 내가 신고하면 범죄자 된다"는 등의 목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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