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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수화 선박, 바닷물을 민물로…1달 중 24일 단수 섬주민 '생명수'

"지금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게 남해 앞바다에서 길은 바닷물로 만든 담수입니다. 음용에 이상 없는 상태로 섬 지역 주민에게 전달됩니다."

지난 15일 전남 목포 연산동 삽진산단에 정박해 있는 해수 담수화 선박 위에서 해상 이동형 해수 담수화 플랜트(드림즈호) 연구단 최용준 국민대 교수는 물컵을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보통의 물맛이다. 이 물은 전날 남해안 앞바다에 길어 8~10시간 만에 생활용수로 생산됐다. 어디서나 먹을 수 있을 법한 이 물은, 그러나 전남의 도서 지역민에게는 '생명수'가 되고 있다.

남부 지방의 가뭄이 1년째 지속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4일 단수, 2일 급수'로 물 부족에 대응하던 완도는 같은 해 11월부터 '6일 단수, 2일 급수'로 절수 강도를 높인 상태다. 1달(30일) 중 최대 24일씩 물이 끊기는 셈이다. 지자체와 환경부가 15톤 탱크로리 비상급수차량을 투입해 뱃길로 물을 나르고 있지만 '물 동냥'에 지친 주민들은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드림즈호 연구·개발(해상 이동형 해수 담수화 플랜트 개발 사업)은 도서 지역 주민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했다. 경제성과 인구 소멸 등의 이유로 광역 상수도 사업이 어려운 도서 지역에 선제적·지속적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8년 4월 첫 발을 뗐고, 지난해 12월 처음 담수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봄부터 이어진 극심한 가뭄 탓에 드림즈호는 시운전이나 제대로 된 진수식을 할 새 없이 곧바로 현장에 투입됐다. 진수 5~6개월만에 곧바로 전남 완도 소안도에 투입돼 하루 60~70㎞를 운항하며 일 최대 300톤, 총 1800톤의 물을 생산·공급했다.

드림즈호는 총 여섯 단계를 거쳐서 담수를 생산한다. 선체 바닥의 취수시설을 통해 바닷물을 들인 뒤 해조류 등 큰 이물질을 거르는 자동 스크린 필터를 지나 염분 등을 제거하기 위한 2차 여과막을 활용해 생활용수를 만들어 낸다. 병원성 미생물을 제거하는 소독 과정도 거친다. 사업에 참여한 이상호 국민대 건설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저에너지 자동화 담수화 기술을 적용해 물 생산 단가를 15% 이상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드림즈호 사업에는 지난 6년간 총 222억원의 국비와 민간부담금이 투입됐다. 선박 1대를 건조하는 데는 약 80억원 가량이 든다. 향후 드림즈호 연구단은 환경부가 추진 중인 '녹색산업 100조원 수출' 일환으로 해수 담수화 선박의 크기와 담수 용량 다양화해서 물 부족 국가인 세네갈과 피지,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할 계획이다.

한편 드림즈호 연구단은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발맞춰 현재 활용 중인 디젤엔진을 향후 신재생 에너지 등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전환해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와 협의도 풀어야 할 과제다. 올해 1월 완도군에 2차 물 공급은 총 15일을 염두에 두고 추진됐으나 화물선박의 사고 여파로 항구 사용이 제한되면서 10일간만 물을 대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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