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공유 탱크 유조선 왜 들이박았나...맹독 화물선 미스터리
(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 2025-03-11 14:12 송고
10일(현지시간) 오전 9시 48분경 영국 이스트 요크셔 험버 하구에서 화물선과 유조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포르투갈의 ‘솔롱’ 화물선이 미국의 ‘스테나 이매큘럿’ 유조선의 측면을 들이박았는데요. 당시 유조선은 닻을 내려 정박한 상태였습니다. 이 충돌로 유조선의 화물 탱크가 파손되면서 다수의 폭발이 발생했는데요.
유조선에 탑승했던 한 승무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솔롱호가 갑자기 나타나 우리 유조선을 시속 30km로 들이박았다”고 말했습니다. 두 배에 탑승하고 있던 36명은 구조됐고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솔롱호에 타고 있던 승무원 1명은 현재까지 실종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화재 진압을 위해 구조 헬기와 구조보트, 화재 진압 장비를 갖춘 인근 선박까지 급파했지만, 불을 끄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영국 해안경비대는 “유조선이 실은 항공유와 화물선에 적재된 화학물질이 화재 진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유조선 스테나 이매큘럿은 미 해군에 전달할 항공유를 운송 중이었습니다. 포르투갈 화물선 솔롱호에는 시안화나트륨 컨테이너 15개가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시안화나트륨은 금속 도금, 염료 생산 등에 사용되는 물질로,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입니다.
영국 리즈대학교의 앨러스테어 헤이 환경학 교수는 “이 화학물질이 바닷물과 접촉하면 치명적인 시안화수소 가스가 생성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BBC는 현재까지 솔롱호에서 시안화나트륨의 유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충돌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정확한 사고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는데요. 이어 “이번 사고는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며 정부는 해안경비대와 협력해 대응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조선 #항공유 #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