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호 태풍 중국 남부 상륙…국경절 연휴에 고속도로 봉쇄, 34만 긴급 대피
(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 2025-10-06 11:55 송고
5일(현지시간) 태풍 마트모(Matmo)가 중국 남부에 상륙했습니다. 이번 태풍으로 교통이 마비되고 34만 명 이상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연휴 절정기 중국 남부를 덮치면서 큰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중국 국가기상센터(NMC)는 올해 21번째 태풍인 마트모가 상륙 직전 ‘강력한 태풍’으로 세력을 키웠으며, 정오 무렵 광둥성 동부 해안에 상륙했다고 밝혔습니다. 마트모는 시속 167km에 달하는 최대 지속풍속을 기록했는데 이는 대서양 기준 2등급 허리케인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중국은 4단계 기상 경보 중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를 발령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광둥성과 하이난 일대에서 34만 7천여 명이 대피했고, 1만 명 이상의 구조·구급 인력이 전역에 배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광둥성 당국은 현지 관리들에게 “즉시 전투태세에 돌입하라”며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 기간 인명 피해 제로, 재산 피해 최소화를 달성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항만 도시 잔장은 4일 밤부터 학교와 기업, 교통, 공공서비스 운영을 전면 중단했고, 5일 아침부터는 모든 고속도로를 봉쇄했습니다. 하이난성의 수도 하이커우에서는 항공편과 철도 운행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섬 전체가 사실상 고립됐습니다.
홍콩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서는 벗어났지만, 외곽 비구름대 영향으로 강풍과 폭우가 이어졌습니다. 1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지연·취소됐고, 홍콩 천문대는 ‘3호 강풍 신호’를 발령했습니다. 태풍이 점차 멀어지면서 5일 밤에는 모든 태풍 경보가 해제됐지만, 홍콩 천문대는 “여전히 강한 바람과 돌풍, 소나기, 천둥이 예상된다”며 주민들에게 활동 자제를 권고했습니다.
중국 윈난성과 베트남 북부 지역을 향하고 있는 마트모는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세력이 점차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249mm의 폭우가 예보돼, 당국은 홍수와 산사태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난주 마트모는 필리핀 루손 섬을 강타했는데요. 당시 6.9 규모의 강진으로 최소 72명이 사망했던 지역에 다시 태풍이 덮치면서 수천 명이 대피해야 했습니다. 마트모는 최근 2주 사이 동남아와 중국 남부를 위협한 두 번째 대형 태풍입니다. 앞서 9월 말 태풍 ‘라가사(Ragasa)’가 필리핀, 대만, 홍콩, 중국을 강타해 최소 18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으며, 당시 중국 광둥성에서는 100만 명 이상이 대피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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