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출동, 갱단 드론 폭탄 투하…보디캠에 찍힌 18시간 총격전
(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 2025-11-04 16:55 송고
3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진행된 대규모 갱단 소탕 작전 당시 촬영된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좁은 빈민가 거리. 골목마다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갱단원들이 배치돼 있고 경찰이 전진할수록 총성이 빗발칩니다. 치열한 교전의 흔적을 보여주듯 바닥에는 탄피가 수북이 쌓여 있는데요.
가장 격렬한 교전은 미제리코르디아 능선 숲지대에서 벌어졌습니다. 드론 영상에는 6명의 경찰이 숲 초입에 접근하다 갱단과 정면으로 마주치는 순간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경찰 두 명이 쓰러졌고 다급히 지원을 요청합니다.
28일 새벽 브라질 당국은 군경 2500명을 투입해 리우의 빈민가 페냐와 알레망 일대에서 갱단 ‘코만두 베르멜류(Comando Vermelho·CV)’를 급습했습니다. 헬리콥터 2대, 장갑차 32대, 특수전술 차량 12대까지 총동원된 이번 작전은 무려 18시간 동안 이어졌는데요. 갱단 조직원들은 군경 진입을 막기 위해 버스 70여 대를 탈취해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드론으로 폭발물을 투하하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습니다.
작전의 1순위 표적은 에드가르 안드라지, 일명 도카(Doca)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갱단 두목이었습니다. 도카는 마약 거래를 총괄하며, 규율을 어긴 조직원을 처형시키는 잔혹한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작전 당시 최소 70명의 무장 조직원이 도카 주변을 에워싸고 철통 경호했다고 전했습니다. 군경은 이들을 숲 속으로 몰아넣은 뒤 벽을 치듯 포위망을 좁혀 나갔지만, 도카는 틈을 뚫고 빠져나갔고 현재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주 정부는 도카의 행방 제보에 10만 헤알(약 27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습니다.
펠리피 쿠리 리우 경찰청장은 “도카를 잡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조직에는 큰 타격을 줬다”며 “경찰은 자금세탁 추적, 무기 압수, 체포, 수사 등을 통해 갱단 조직을 분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대대적인 진압으로 경찰관 4명을 포함해 최소 132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는 리우 주 역사상 단일 작전 기준으로 최다 인명 피해로 알려졌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밤새 산에서 시신을 수습해 인근 광장에 눕히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이번 군경 투입은 1년 넘게 이어진 수사와 60일간의 치밀한 전술 준비 과정을 거쳐 진행됐습니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갱단은 전쟁용 무기와 폭발물 탑재 드론, 도로 차단물 등을 이용해 산악 지형에 방어선을 구축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K-47 등 소총 93정과 500kg이 넘는 마약이 현장에서 압수됐습니다.
쿠리 경찰청장은 “페냐와 알레망 지역에서 코만두 베르멜류의 모든 지시와 명령이 전국 각지로 전달되고 있다”며 이 두 지역이 조직의 운영 본부 역할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코만두 베르멜류는 1970년대 리우 교도소에서 결성된 조직으로, 이후 리우의 파벨라 지역을 기반으로 세력을 키웠고 최근에는 유럽 쪽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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