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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개인정보 유출 사태 닷새째…소강 국면?

지난 19일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3개 카드사에서 불거진 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닷새째를 맞았다.

정부는 검찰 조사 결과를 인용해 "2차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지만 불안한 시민들은 은행으로 달려가 카드를 재발급하거나 탈회 신청을 했다. 23일까지 접수된 카드 해지 신청 건수는 총 180만6000건, 재발급 신청은 223만600건에 달해 총 재발급 및 해지 신청 건수는 404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2일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예상 대기시간이 7시간58분이라고 적힌 대기표를 찍은 사진이 올라올 정도로 카드 재발급 및 해지 신청이 폭주했다. 이에 3개 카드사는 24시간 콜센터를 열고 업무 시간도 연장했다.

사태가 벌어진 지 닷새 째인 24일 오전. 은행이 따로 없는 롯데카드센터를 제외하고 종로 지역의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에 위치한 롯데카드센터에는 백화점 개점 30분 전부터 10여명의 카드사 고객들이 줄을 지어 기다렸다.

"아내가 불안해 해서 왔다"고 말한 안영수(60)씨는 "(재)발급 받으러 온 게 아니고 해지하러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아침 한 신문이 보도한 '유출 개인정보 유통' 보도를 접했다며 "액면 그대로 다 받아들일 수는 없고, 옛날의 광우병 (보도) 때도 금방 다 죽을 것 같았는데 그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우도 그렇게 큰 영향이 없을 텐데 심리적인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왔다). 나는 괜찮은데 아내가 바꾸라고 해서 왔다"고 밝혔다.

롯데카드 측에서는 카드를 정지 및 해지하려는 고객들을 위한 창구를 따로 마련했다. 하지만 이날도 여전히 대기인수가 90~140여명에 달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카드 재발급시 수령까지 걸리는 시간을 묻자 "3일"이라고 답했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롯데카드센터에 비해 직장인들이 많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도 대기인수가 10~20여명에 그쳤다. 은행 곳곳에는 '영업시간 연장'을 알리는 안내문과 카드사 측의 사과문, "2차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명시한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KB국민은행 광교지점에는 고객이 많은 오후 1시에도 카드 신청 및 해지 대기인수가 12명에 불과했다.

이곳 관계자는 카드를 재발급해 받기까지 "많이 기다려야 된다"며 "장담을 (못 하겠다.) 자재가 없다고만 뉴스에도 나오고 하니까 직원들도 정확하게 말씀을 못 드린다"고 말했다.

같은 은행의 다른 지점에서는 "2주에서 3주 정도 걸린다"고 답했다.

NH농협은행 종로지점을 찾아 "카드 재발급 문의를 하고 싶다"며 다가가자 한 직원이 "신용카드는 일주일, 일주일에서 일주일 반 소요될 수 있고 체크카드는 바로 발급 받으실 수 있다"며 "재발급까지 안 하셔도 되고 비밀번호 정도만 바꾸셔도 된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탈회나 재발급 없이) 비밀번호만 바꾸는 사람이 훨씬 많느냐"고 묻자 이 직원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곳 지점을 방문해 카드 비밀번호를 바꿨다는 윤병국(57)씨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해서 국민 모두가 불안하다. 이렇게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있나 싶다"면서 "집사람도 워낙 걱정을 많이 하고 저도 어느 정도는 '큰일이 있겠나' 싶지만 바꿔보는 게 안전하다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검찰과 정부 측에서 '2차 피해는 없다'고 강조한 데 대해서는 "좀 찜찜하다"면서 "진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하는데 그런 점에서는 국민으로서 굉장히 불안하다"고 전했다.

'비밀번호를 바꿨느냐'는 질문에 "전혀 안 했다"고 단호히 답한 주모(65)씨는 이번 대량 탈회·재발급 사태에 대해 "국민 성격이 너무 오두방정하달까, 차분히 대응하고 그러면 될 걸 큰일 나는 것 같이 너무 확대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재경부(기획재정부) 장관부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잘라 말한 주씨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망발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고위직 관리가 국민을 상대로 겸손한 자세를 취해야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의) 거위털 발언에 이어 두 번째로 그런 망발을 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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