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이야기]④대학로-성공요인 : 서울에서 유일하게 자연의 영역이 확장되는 곳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2018-10-31 18:36 송고
명당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유현준 건축가는 대학로가 천혜의 요새가 될 수밖에 없다 말했다. 유 건축가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대학로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사라지지 않는 큰 건물 △산책하기 좋은 넓은 인도와 가로수길 △좁은 도로망이라고 설명했다.
사라지지 않는 건물은 사라지지 않는 추억을 만든다. 대학로는 큼지막한 건물인 아르코 미술관, 샘터 사옥, 예술가의 집부터 서울대학교 병원, 성균관대학교, 가톨릭대학교 수도원 등 사라질 수 없는 건물들이 많다. 김수근 건축가의 작업이기도 한 미술관과 사옥, 그리고 학교와 종교시설은 대학로의 상징처럼 자리 잡아 오랜시간 그 정경을 간직하고 있다.
막다른 골목과 좁은 도로는 산책하기 좋은 길이 된다. 실제 혜화역 1번과 2번 출구에서 동숭동 방향으로 들어가는 골목은 낙산 쪽으로 올라가면 막다른 길이 나온다. 큰 도로를 통해서만 미아리고개 쪽으로 갈 수 있다. 동숭동과 혜화동 일대는 차로 이동하기 어려운 동네인 셈이다. 이는 차의 유입량이 적음을 뜻함이며 비교적 한산한 거리라는 의미다.
붙박이 건물과 좁은 도로 때문일까? 유 교수는 대학로가 서울에서 유일하게 자연의 영역이 확장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플라타너스가 울창하게 뻗어 위용을 뽑내고 있고, 걷기 편한 넓디 넓은 인도, 붙박이 건물 안에 안전하게 뿌리를 내린 마로니에 나무. 문화의 명당, 대학로가 빚어내는 현재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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