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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야기]③대학로- 연극의, 연극에 의한, 연극을 위한

미국 연극과 뮤지컬의 대명사격인 브로드웨이가 대형 무대와 빌딩으로 가득 찼다면 대학로는 다르다. 마롱 열매가 떨어지는 마로니에 나무와 큼직한 붉은 벽돌의 건물, 그리고 아기자기한 작은 소극장, 야트막한 오르막길을 걸으면 이화마을과 낙산같이 구시가지의 원형을 간직한 모습도 보인다. 조용한 주택가 바로 옆 건물 지하에 빼곡히 공연장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오직 연극을 위한 동네. 150여 개의 극장이 모여 매일 어디서든 어떤 공연이든 볼 수 있는 곳. 2016년 기준 152개의 공연장 수를 보유. 그중 300석 미만의 소극장은 138개. 대학로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소극장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대학로는 서울대학교 동숭동 캠퍼스가 있을 무렵 조성됐다지만 연극이 입혀져 제대로 지금의 대학로가 된 건 80년대부터다.

1975년 서울대학교가 관악으로 캠퍼스를 이전하고 빈 땅이 생겼다. 지금의 마로니에 공원에서부터 가톨릭대학교 사이 부지다. 여기에 1981년 아르코 예술극장이 개관했고 샘터 파랑새 극장(1984년), 동숭아트센터(1987년), 연우소극장(1987년)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지금으로서는 내로라하는 극단과 극장이지만 당시엔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당시 공연의 본고장이었던 신촌에서 대학로로 이전한 극단도 있었다.

새 둥지에서 본격적으로 대학로 공연 시대가 막을 연 건 90년대 중반부터였다. 연우무대의 '날 보러 와요', '이(爾)', '오! 당신이 잠든 사이'등이 연달아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연극 연출가들의 동인모임인 혜화동 1번지도 93년 결성돼 작품성 있는 많은 창작극들을 발표했다. 극단 연우가 만든 작품은 '왕의 남자'와 '살인의 추억' 등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고 송강호, 김윤석, 송새벽 등 걸출한 배우를 끊임없이 배출하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기획사 중심의 오픈런 공연도 동숭동에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기존에 극단이 연출가 중심으로 창작극을 만들어 1~2달 공연을 하고 말았다면 오픈런 공연은 기한 없이 기획자 중심의 극을 만들었다. 한양레퍼토리가 만든 '라이어'가 오픈런의 효시였다.

현재 대학로는 동숭동 일대는 '수상한 흥신소', '옥탑방 고양이', '안나라수마나라'등 오픈런 공연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싼 이화동, 혜화동 일대엔 조금 더 작가주의적인 연극이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혜화동 언덕에 있는 혜화동 1번지다.

"예술이란 삶을 흥미롭게 하는 것"

아르코 예술극장 앞에 붙은 표어다. 다양한 연극이 치열하게 공존하는 대학로. 매일 오후 8시, 주말엔 오후 3시 공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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