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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야기]낡은 것에서 찾은 의미…숭인동이 사는 법

낙산자락 동망봉에서 시작해 많은 이야기를 이어온 숭인동은 그 시간 덕에 일반적인 현대도시와는 다른 이야기를 골목 안에 품고 있다.

먼저, 낡은 주택들이 주를 이룬 숭인2동 골목은 한 노화가의 재능기부로 색다른 의미를 얻었다. 7,80년 대 주로 유럽에서 활동한 김용기 화백이 자신이 30여 년간 살아온 골목에 직접 벽화를 그린 것이다. 그는 지난 2012년 종로 65길 일대 11개소에 자신의 화풍 그대로 그림을 그렸고, 아이들도 일부 그림에 참여하면서 주민들이 함께 만든 벽화 골목을 만들었다. 낙후된 공간으로 여겨졌던 골목이 노화가의 시간과 만나며 새 의미를 얻으며 하나의 예술공간이 된 것이다.

지난 시간을 살린 공간은 한옥에서도 이어졌다. 보문동, 안안동과 더불어 대규모 도시한옥 단지를 이뤘던 숭인2동 지역은 도시개발 과정을 거치며 신축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다. 한옥이 설자리를 잃게 되자, 마을은 원래 식당으로 쓰였던 한옥을 매입해 마을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했다. 한옥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낡고, 불편한 점은 개선해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만들고자 한 것이다. 지난 2014년 개관한 '도담도담 한옥도서관'은 아이들에게는 한옥이라는 새로운 추억을, 어른들에게는 지난 향수를 느끼게 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숭인1동 지역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창신동과 함께 지난 2014년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선정된 이 마을은 '도시재생'의 의미를 담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공간을 만들었다. 주민들은 회의를 통해 낙후된 골목길은 개선하면서 마을에 필요한 주민공동시설을 만들기로 했고, 지난 2018년 주민공동이용시설인 '수수헌'을 설립했다. 설립부터 운영과 이용 모두 주민들이 직접 맡아 진행하면서 숭인동에도 이웃끼리 자연스레 어울리는 문화가 생겨났다. 마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고, 필요한 부분은 새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골목은 사람 사는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다.

이처럼 숭인동은 지난 시간은 살리면서도 새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시간의 공존을 통해 마을과 사람의 이야기를 차분히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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