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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TV][크립토밸리를 가다]①종로구만한 작은 巿 추크의 암호화폐 실험

다음 달이면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온 지 10년이 된다. 2008년 10월 사토니 나카모토 그룹이 암호화폐의 시초인 비트코인을 발명했다. 변형하거나 삭제될 수 없는 데이터를 많은 사람들이 나눠갖는다는 블록체인 기술은 세상을 점점 더 빠르게 바꾸고 있다.

블록체인은 각국 정부에 동전의 양면처럼 다가왔다. 블록체인 기술로 토큰 경제를 만들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도 있고 탈국가적인 화폐 창구를 열어 정부와 은행의 존립을 흔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거래내역, 신분 기록 등 국가나 은행이 관리해야 할 데이터를 이제는 모든 개인이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게다가 조작될 가능성도 없다.

각국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외면하거나 받아들이거나. 한국은 외면했고 스위스, 에스토니아 등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한국은 암호화폐가 화폐인지 주식인지에 대한 정의도 아직 내리지 않았지만 다단계 또는 사기죄로 ICO를 제제하고 있다. 스위스 추크는 2016년부터 암호화폐 특성화 도시를 선언하고 기업의 ICO와 블록체인 스타트업 육성에 발 벗고 나서는 중이다.

크시는 밤 10시면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다. 한국에서는 1분마다 보이는 편의점도 없는 한적하고 깨끗한 동네였다. 대놓고 번쩍거리지는 않았지만 자세히 보면 블록체인 기술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었다.

종로구만한 면적의 작은 동네인 추크시는 호수가 근처의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북쪽으로 신산업단지가 모여있는 이원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

주요 장소까지 걸어서 10분 내외에 이동할 수 있었다. 블록체인 회사들의 ICO를 지원해주는 크립토밸리랩스와 추크시청까지 도보로 10분이 걸렸고 시청에서 이더리움 본사까지는 5분 내외가 걸렸다.

중심가에 있는 스타벅스는 이더리움 창시자인 부테린과 유수의 블록체인 기업 개발자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밋업을 하던 자리였다고 한다. 지난달 11일 방문한 스타벅스에는 채굴을 원격조정하는 개발자와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열띤 토론 중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홍콩계 스위스인 존린은 UBS 등에서 10년 간 개발자로 일하다 최근 블록체인 핀테크 스타트업을 하기 위해 퇴사했다고 했다. 그는 "은행업무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봤다"며 "암호화폐로 다가올 세상에서 지금이 정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규칙 만들고 절차 최소화…추크시가 블록체인을 받아들인 방식

추크시가 처음부터 블록체인 특화 도시를 표방한 것은 아니었다. 2013년 이더리움과 모네타스, 비트코인 스위스가 추크에 들어설 때 행정 지원을 빠르게 해줬을 뿐이다. 이후 약 300여개의 블록체인 기업들이 들어왔다. 추크는 크립토밸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크립토밸리의 장점은 정부와 산업의 협력 관계다. 실용적인 기업 환경을 아주 빠르게 제공해준다." (왁스토큰 대표 말콤)

"추크는 정치인들이 ICO와 암호화폐를 굉장히 잘 이해해서 운영하는 도시"(옐로우코인 대표 알렉시스)

크립토밸리에서 만난 기업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추크시의 행정 서비스를 칭찬했다. 복잡한 행정 절차 없이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면 바로 해결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일례로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납부하는 것도 한 개인의 요청을 시가 받아들여 2주 만에 실행에 옮겼다.

중국과 한국 등이 ICO를 사실상 금지하고 암호화폐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추크는 먼저 규칙을 만들었다. 핀마에서 토큰의 성격을 3가지로 나눴고 크립토밸리랩스에서 블록체인 관련 기업 700개를 받아 육성했다. ICO 법률 자문가와 추크시 지자체 공무원, 민간단체인 레이크사이드파트너스, 블록체인 산업 육성 센터인 크립토밸리랩스와 크립토밸리연합회(CVA)가 합을 이뤄 재빠르게 법을 만들고 기업을 유치했다.

최근에는 스위스 은행에서 블록체인 회사의 계좌 개설을 돕겠다 발표하며 암호화폐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스위스뱅크연합(SBA)은 블록체인 회사에 대한 계좌 개설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스위스에서 계좌 개설이 팔콘프라이빗뱅크를 포함 소수의 은행에서만 가능했다면 이제 본격적인 계좌 개설까지 가능해졌다. 지금까지 돈세탁 문제 등 암호화폐에 보수적이었던 은행을 CVA가 결국 설득했고 규칙을 만들어낸 셈이다.

이 밖에도 추크에서는 2016년부터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받고 있고 2017년부터는 디지털 신분증 서비스도 파일럿 단계로 제공하고 있다.

▲암호화폐 세상에선 1년이 100년… 추크는 100년 앞서간 셈

추크시의 발빠른 대처는 한국에 어떤 시사점을 가져다줄까?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학부 교수는 암호화폐 세상이 평상시 속도보다 100배 빠르다고 말한다. 1년 앞서가면 100년 앞서간 셈이다. 그는 "우리나라도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며 "정부에서는 아직도 암호화폐라고 하면 다단계와 사기로만 생각을 한다"고 답답해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대기업 위주로 점령된 시장에서 좀 더 간편하게 창업하고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추크에서 인구(3만)보다 일자리(4만)가 더 많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황성재 파운데이션엑스 대표는 "기존에 애플, 구글이 가진 서비스를 절대 뛰어넘지 못하는 시대"라면서 "창업자 입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정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전하진 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블록체인 사업을 새로운 대륙의 사업으로 규정한다. 그는 "블록체인 세상은 돈이 국가의 개입없이 국경을 넘는 세상"이라며 "하늘에서 경제가 일어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스위스는 추크를 중심으로 취리히, 제네바까지 암호화폐 산업지대를 뻗어가며 신산업과 일자리 대륙을 개척 중이다. 자금세탁과 사기 등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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