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영웅 넘어 신이 된 남자…신태용 신드롬에 뒤집어진 인도네시아
(서울=뉴스1) 문영광 기자 | 2024-04-26 16:41 송고 | 2024-04-26 17:39 최종수정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대한민국을 격파하며 첫 출전한 U-23 아시안컵에서 4강까지 오르는 역사를 썼다.
승부차기가 10-10까지 이어진 상황, 인도네시아의 마지막 키커가 골을 성공시키자 인도네시아 전역은 들썩였다.
야외 광장이나 대로변, 실내 음식점 등 중계화면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수만 명의 축구팬이 모여 응원전을 펼쳤고, 승리 후엔 밤새 노래 부르고 춤추며 거리를 행진했다.
준결승에 진출한 인도네시아는 3위 안에만 들면 1956년 멜버른 올림픽 이후 68년 만의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게 됐다.
인도네시아 언론들은 자국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보다 한국이라는 ‘대어’를 잡고 신기록 경신을 좌절시킨 것에 더 큰 의미를 뒀다.
반면 세계 최초의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국이라는 타이틀을 눈앞에 뒀던 한국 축구는 1984년 LA 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본선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사상 최초로 인도네시아를 16강에 올려놓으며 이미 국민영웅 반열에 오른 신태용 감독은 또 한 번 큰 업적을 만들어냈다.
경기가 끝난 후 관중석에서도, 승리의 주역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신따이용"을 외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시내에 있는 육교에는 신 감독의 얼굴과 함께 역사를 새로 쓴 인물이라는 뜻의 ‘히스토리 메이커’라는 문구가 크게 내걸렸다.
한국전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방문한 인도네시아 팬은 '미안해, 삼성'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어보였는데 상단에 '한국의 최고 수출품은 신태용'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감격의 눈물을 쏟은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장은 락커룸으로 향하며 신 감독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토히르 회장은 지난 요르단전 대승으로 8강 진출을 확정했을 당시에도 락커룸을 찾아 “신 감독이 우리와 함께 더 머물기를 원하냐”고 묻자 선수들은 환호하며 신 감독을 연호했다.
그리고 며칠 후 토히르 회장은 자신의 SNS에 신 감독과 악수하는 사진을 올리며 “우리는 2027년까지 함께 일하기로 했다”며 신 감독의 연장계약 소식을 알렸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29일 우즈베키스탄-사우디 경기의 승자와 맞붙어 승리하면 자동으로 파리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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